BlogHide Reblurtsjjy in # blurt • 8 hour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행운목 한 토막을 건네는 손은 전생이 나무라는 말을 하고 싶었겠지 중2병을 앓는다는 조카녀석의 이마처럼 툭툭 불거진 자리에서 잎이 나오기까지 남은 생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손가락 사이로 무수한 시간은 빠져나갔다 행운을 가져다 주는 꽃이라고 사진속에 행운목 꽃이 욕심에 불을 붙였다 제 때 물을 주고 드나들 때마다 들여다 보며…jjy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붓꽃이구나 하고 알아보게 하는 꽃이 바로 붓꽃입니다 활짝 피기 전 봉오리가 붓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겠지요 논두렁이나 들길에 붓꽃이 피면 모내기 철입니다 들에 나가면 논을 갈고 물을 댄 논이 거울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붓꽃을 볼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jjy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보고 싶은 딸아...꽃다운 나이에 잃은 딸을 그리워하며 장학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딸의 출생지에 딸의 이름을 딴 기념관을 열어 그리움을 달랬다. 가슴에 묻은 딸의 15주기를 준비하던 아버지는 발을 헛디디는 변을 겪었다. 고 장진영의 아버지 장길남 계암장학회 이사장이 그리운 딸의 곁으로 떠났다.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대나무는 마디가 있어 굽히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했다 내게도 마디가 있었다 부러지지 않고 굽히기 위해 굵어지는 마디 그 마디가 있어 딸로 태어나 여자가 되고 엄마로 사는 일주문一柱門을 세울 수 있었다 마디/ 감창균 시인 돌아돌아 강진 어디쯤이었던가 청대 숲에 든 적이 있다. 그때, 그때였지 그대의 손마디와 내 손마디가…jjy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장미가 핀다 계절의 여왕께 바치는 꽃의 여왕이 아름답다jjy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기쁜 소식주문하면서부터 기다리던 간장게장이 도착한다는 알림톡이 떴다. 오늘 게장 먹는다는 기쁜 소식을 그렇게 빨리 전하는 건 실수였다. 차 소리만 나면 어느새 문을 열고 내다보시는 어머니 오후에 도착하면 저녁에나 드신다는 한 마디에 실망하신 표정이 역력하다. 그동안을 뭘로 채워드려야 하나...jjy in # blurt • 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어린 색시 생전처음 타보는 꽃가마가 신기해서 엄마가 붙들고 애기 업어주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흔들리면서 빨리 고개를 넘고 싶었다 혹시 예쁜 족두리에 큰댕기를 그만 내놓으라고 하면 어쩌나 흔들리면서 냇물을 건넜다 가마 멀미에 세상이 뒤집히는 어지러움을 참으며 흔들리면서도 좋았다 시집살이의 매운 맛은 여울을 빠져나가는 나뭇잎처럼…jjy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꽃이야기활짝핀 찔레꽃이 비그친 맑은 하늘까지 올라갔다.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향기로 묻는다. 언제쯤 벌들이 찾아올까요? 싱그런 바람결을 타고 너무 멀리 가지 말아요.jjy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엉터리 해물 라면어제 도다리 매운탕을 끓여 먹었다. 제법 큰 걸로 두 마리를 넣었으니 양이 좀 된다. 당연히 남았고 오늘 아침에 먹으려고 했는데 일에 쫓겨 못 먹었다. 그래서 잔머리가 동원된다. 비도 오고 기분도 꿀꿀하고 건더기는 몽땅 건져 어머니를 드리고 우리는 라면을 넣어 끓인다. 이쯤 되면 찌꺼기의 환골탈태라고 해야겠다. 빗소리도 한층…jjy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거무칙칙한 옷으로 겨울을 난 산이 새록 새록 고운 옷도 벗어놓고 초록으로 너울을 쓰는 모양이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찔레꽃 하얗게 지는 기슭에서 뻐꾸기가 울고 고라니는 새벽마다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 눈에 띄기 전 비탈길을 뛰어가는 것을 보면 예삿일은 아닌 것 같다 송홧가루 노르스레 날리는 골짜기 까투리는 가슴팍이…jjy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숲속에서 종소리가 들립니다. 아카시아가 하얀 종을 흔들며 벌들을 부릅니다. 어서 와서 달콤한 꿀을 먹으라고 그러면서도 아프게 찔릴 생각에 살짝 눈물을 비치기도합니다.jjy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21c 풍속도오늘이 어버이 날이다. 수영장 언니들은 아침부터 바쁘시다. 수영은 대충 끝내고 놀러가신다고 부지런히 자리를 뜨신다. 지난 연휴에 용돈 드리고 간 자녀들도 있고 오늘 꽃바구니를 부치는 집도 있다. 그런데 꽃선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른들도 현금을 좋아한다. 그래서 꽃선물과 현금을 한 번에 해결하는 상품이 나왔다. 이 정도면…jjy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함께 읽는 시구름 가득한 냇물을 건너다 봄이 한쪽으로 비켜서는 오월 여름이 길을 묻는 돌다리 위에도 비가 내린다 안개비에서 가랑비로, 비 그치기를 기다리는 저녁 무렵 어스름을 두드리며 몰려오는 빗줄기 아직 둥지로 돌아가지 못한 제비들이 이팝꽃 숲에서 비를 긋는다 봄도 여름도 함께 멈춰서서 나란히 비를 긋고 있다 불두화 피는 밤 –…jjy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장마철 같이 연일 비가 내리는 날씨 그래도 꽃이 있어 우중충한 분위기를 던다 칼리브리코아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보라색 미소를 보내며 미모를 뽐내고 있다jjy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아직은 봄비어제는 날이 그렇게 좋더니 어린이 날인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내린다. 아이들의 실망이 클 것 같다. 손끝으로 톡 건드리면 송화가루가 쏟아지던 나무도 비를 맞고 있다. 밖을 내다보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이번 비가 사흘을 두고 내린다고 한다. 이렇게 나붓나붓 내리는 모양을 보아 아직은 봄비라고 해야 할까jjy in # blurt • 15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대수롭지 않은 것에는 이름 앞에 개자를 붙였다 개살구, 개복숭아, 개똥참외 개 같은 놈이라는 말도 했다 이름에 똥이이라는 말을 송편 소처럼 넣고 있는 꽃도 있다 애기똥풀, 똥 치고는 너무 이쁜 똥 더 예쁜 똥도 있다 마주 보고 파뿌리가 된 남편도 몰라보고 아들 딸도 몰라보면서 날마다 매화를 친다 애기똥풀이 하는 말/…jjy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엊그제 입술을 떼기 시작하던 작약이 활짝 피었다 운동회 날 1등으로 달리는 아들을 본 엄마 얼굴처럼 함박웃음을 짓는다jjy in # blurt • 18 days ago • 2 min read어려운 일한 번씩 만나게 되는 지인이 하는 말이 내 옷이 어쩌면 자기 마음에 쏙 든다며 자기 스타일이라는 말 끝에 안 입는 옷이 있으면 그냥 버리지 말고 자기를 달라고 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다 자꾸 들으니 옷 정리하면서 생각이 났다. 대부분 얼마 못 입은 새옷인데 살이 찌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정리하기로 했다. 그래도 어울릴만한 옷을 골라…jjy in # blurt • 18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금덩이 같은 새끼들 이 다음에 조밥 먹지 말고 삼시 세끼 이밥 먹으며 살아라 호호 불어 넣어주는 노란 밥숟가락 할아버지 기일에 이팝꽃처럼 하얗게 메를 지어 광목 두루마기 숯눈 밟는 소리 나도록 큰 절을 올리는 등뒤에서 소지燒紙 연기 가물가물 밤하늘이 되도록 할머니는 철상을 잊어버리셨다 이팝나무 꽃/ 정한아 잠든 크루소…jjy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사랑이 얼마나 깊으면 사랑초의 빛깔이 저리 짙을까 우리 집에도 사랑초 한포기 키우고 싶다